농협중앙회 산하 NH농협금융지주의 증권회사인 NH투자증권이 일부 임원의 법인카드 남용과 관련, 직급이 낮은 직원들이 사용하는 법인카드를 회수하고 법인카드 발급 요건을 강화,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에서는 법인카드를 남용한 임원들은 쏙 빠지고 애꿎은 직원들만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일부터 대리급 이하 직원들이 보유한 법인카드를 모두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인카드 사용 승인 절차도 부서장 전결에서 본부장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대리급 등 낮은 직급의 직원이 법인카드 사용을 신청하면 본부장 결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법인카드 발급이나 사용이 훨씬 까다로워졌다.
NH투자증권은 법인카드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법인카드 남용, 부정 사용은 직급이 높은 임원들이 저질러 놓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사용하는 직원들만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NH투자증권 노조는 지난 2023년 일부 임원들의 법인카드 남용, 부정 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는 NH금융지주에서 내려온 NH투자증권 임원들의 무분별한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 제보를 받았다며 부사장과 전무, 각 사업부문 대표와 본부장들까지 무분별하게 법인카드를 사용한 책임을 묻고 사장도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노조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섰고 임원들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결국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흐지부지 끝났다.
이번 법인카드 사용 강화에 대해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올라온 여직원들의 골프 접대 의혹 제기 때문이란 주장도 나온다.
지난 달 블라인드에는 ‘NH투자증권 골프 접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내용은 "NH투자증권 강남지점 소속 일부 여직원들이 업무 시간 중 특정 은행 남성 관리자들을 골프장에 초청해 함께 라운드를 진행했다”는 내용으로, “회사 비용으로 근무 시간에 골프 접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일반 직원들이 법인카드로 은행직원에 골프 접대 한 것이 정상이냐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직급이 낮은 직원들만 법인카드를 회수하고 법인카드 발급 요건을 강화한 것은 법인카드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회사측 주장과는 상충된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관리 감독 부실이 잇따른 법인카드 문제로 이어지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