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과 SK엔무브가 배터리 안전성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전기차용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을 공동 개발해 선보인다. SK온은 오는 3월 5일부터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이 차세대 기술을 전시한다고 3일 밝혔다.
액침냉각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를 배터리 팩 내부에 직접 순환시켜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공랭식·수랭식 냉각 방식보다 온도 상승을 더욱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 배터리 발열로 인한 화재 및 폭발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특히 SK온과 SK엔무브가 개발한 액침냉각 배터리 팩은 냉각 플루이드와 배터리 셀의 접촉 면적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유로(油路) 설계를 적용해 냉각 효율을 높였다. 또한, 화재 발생 시 플루이드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설계해 열 확산을 방지하는 성능도 향상됐다.
SK온은 액침냉각 기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무선BMS(Battery Management System)를 접목했다. 기존 BMS는 배터리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금속 케이블과 커넥터를 사용했으나, 이는 배터리팩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고 공간 효율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냉각 플루이드의 흐름을 방해하는 문제를 야기했다.
이에 SK온은 배터리 셀 탭에 무선 칩을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모듈 내 안테나가 BMS로 전송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냉각 플루이드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했으며, 단순한 구조로 누출 위험을 줄이고 방수 성능을 강화했다.

무선BMS 도입은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무선 칩을 통해 각 셀의 생산 이력, 사용 기간, 재활용 가능성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배터리 생애 주기 관리가 용이해지고, 투명한 데이터 관리로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
한편, SK엔무브는 안정적인 윤활기유 공급망과 다양한 냉각 플루이드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SK텔레콤과 협력해 데이터센터에 액침냉각 기술을 적용한 결과, 공랭식 대비 총 전력 소비를 37%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불에 타지 않는 ESS(에너지저장장치)용 액침냉각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박기수 SK온 연구개발(R&D) 본부장은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배터리 안전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SK온은 액침냉각과 무선BMS 기술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지속적인 혁신으로 전동화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