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상호관세 부과로 글로벌 거점별 생산 물량 조절에 나선다. 상호관세 유예 기한인 7월이 다가오면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최근 LG전자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부과 대응책과 관련해 "미국 주요 유통사와 협의해 대응하겠다"며, "관세 대응 방법이 판가 인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생산 체계를 탄력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테네시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가 책정될 가능성이 있는 멕시코 공장을 전략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미국 수요의 17~19%를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 지역은 전반적으로 생산량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앞서 46%라는 높은 상호 관세가 부과된 베트남에서의 냉장고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인도산 27%, 멕시코산 최대 25%, 한국산 25%보다 높다.
이에 지난달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의 냉장고 생산라인 가동률을 절반으로 낮췄다. 줄인 물량은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생산한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혜택을 받아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또 LG전자는 관세 여파를 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미국 테네시주 가전공장 인근에 면적 5만㎡ 규모의 창고를 조성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윙 생산 체제의 일환으로 베트남 냉장고 생산 라인의 가동률을 낮춰 미국향 물량 일부를 줄이는 대신 기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냉장고의 미국 시장 공급 구성을 늘려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이외에 중국 생산량도 미·중이 합의하긴 했지만, 30%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일부 조정이 예상된다. LG전자는 중국 톈진공장에서 에어컨과 전자레인지를, 난징공장에서 세탁기를, 타이저우공장에서 냉장고 등을 생산 중이다.
LG전자는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사 차원의 시나리오별 대응안을 지속적으로 검토 및 준비하고 있으며, 대응책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