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가 미국 내 생산기지를 신설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와 무역 적자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20일(현지시간) 아우디가 미국 남부 지역에 약 3,000~4,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대규모 조립 공장을 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장 건설 비용은 최대 40억 유로(한화 약 6조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아우디의 작년 순이익 수준과 맞먹는 금액이다.
아우디는 현재 이 공장 신설 여부를 폭스바겐그룹 이사회 차원에서 EU와 미국 간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 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슈피겔은 아우디가 늦어도 2028년부터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우디는 현재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주요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현지 공장이 없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 모델 Q5도 멕시코 공장에서 조립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었지만, 지난 4월부터 시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라 해당 모델에도 최대 5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올리버 블루메 CEO는 이미 아우디의 미국 현지 생산 방침을 공식화한 바 있으며, 업계에선 테네시주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 내 일부 생산라인을 아우디용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 완성차 업계는 현재 미국과 유럽 간의 자동차 관세 협상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으며, 양국 간 상호 생산 차량에 대한 관세 상계 처리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자신도 미국산 BMW를 탄다”며 해당 방식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아우디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할 경우, 관세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미국 정부의 제조업 강화 정책에도 부응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아우디의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북미 시장 확대 전략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