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ℓ당 1,700원을 넘어섰다.
경유 가격도 덩달아 오르며 기름값 인상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6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705.98원으로 전일 대비 9.46원 상승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1,631.72원보다 70원 이상 높은 수치로, 서울은 전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이다.
같은 시각 서울 주유소의 경유 평균 가격도 ℓ당 1,584.26원으로 전일보다 8.89원 상승했으며, 전국 평균 가격은 1,493.98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유류 가격은 그간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 6월 둘째 주(8~12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는 1,627.7원으로, 전주 대비 2.1원 하락하며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의 중동발 긴장 고조로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 정세가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가운데, 특히 중동 지역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그 파급력은 상당하다.
이번 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선제 타격이다.
현지시간으로 13일 새벽, 이스라엘은 이란 내 핵물질 농축시설과 주요 핵과학자들을 목표로 한 공습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이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은 극도로 고조됐다.
공습 직후인 한국시간 13일 오전 11시 24분 기준,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0.10% 상승한 배럴당 74.9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단기간에 급등한 수치로, 유가가 다시 불안정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이란의 보복 조치 여부에 따라 원유시장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유조선 공격 등 물류망 교란에 나설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망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란은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국내외 유가 상승세는 한층 더 가팔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