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기술과 전략 방향을 공개하며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소재 ‘크레스트 72’에서 열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데이’ 행사에서 모터 제어 기술 ‘e-VMC 2.0’, 듀얼 모터 기반 e-AWD(전자식 사륜구동), 그리고 차별화된 에너지 효율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에 발표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P1·P2 모터와 다단 변속기의 정밀 제어를 통해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가장 효율적인 엔진 작동 지점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한동희 전동화개발담당 부사장은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에너지 변환 과정을 최소화해 효율성과 주행 성능 모두에서 우위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개발됐다 하더라도 기본 시스템이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강동훈 제품권역전략팀 파트장은 “1.6 GDI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기존 기술은 차급 특성과 효율성을 고려해 당분간 병행 운영할 예정”이라며, “차세대 시스템은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함께 공개된 e-VMC 2.0(Electrification-Vehicle Motion Control)도 눈길을 끌었다. 기존 e-VMC의 성능을 한층 개선한 e-VMC 2.0은 은 e-AWD 기반의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선회 시 전·후륜 모터를 각각 반대 방향으로 제어해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춰 롤(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움직임) 방지 성능을 강화하는 'e-핸들링 2.0', 긴급 조향 보조 기술인 'e-EHA 2.0', 과속방지턱 통과 시 차량의 상하 움직임을 최소화해 승차감을 극대화하는 'e-라이드 2.0' 등으로 구성됐다.
박재일 샤시제어리서치랩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이 "단순한 구동력 배분을 넘어 전·후륜 구동 모터의 독립적인 토크 제어를 통해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높여준다"며, “내구성과 소음, 진동 측면에서도 문제 없이 검증을 완료했으며, e-VMC 2.0은 향후 다양한 차량군에 확장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토요타의 e-4 시스템과의 유사성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이에 대해 한동희 부사장은 “e-AWD는 특정 기업의 독점 기술이 아닌 범용 기술"이라며, "우리는 e-AWD가 단순히 구동 시스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모터를 사용해 차량을 훨씬 더 잘 제어해 기술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준다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번 기술 공개가 단순한 파워트레인 전환이 아닌 전동화 경험의 확장과 탄소중립 기여를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임을 분명히 했다.
한동희 부사장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기술은 앞으로 지역들에 따라서는 기본 파워트레인으로써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탄소 중립에도 계속해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