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한 79조 원,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5%가 증가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10조8,901억 원에는 다소 못 미쳤다.
전 부회장은 사과문에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많은 분들이 삼성의 위기를 말씀하시고 있는데 이는 모두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 책임이 있다”면서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전부회장은 “삼성은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전과 혁신, 그리고 극복의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현재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고 위기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또, “기술과 품질은 삼성은 생명으로,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직문화 혁신과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 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의 전통인 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재건하고,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래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와 시장에서는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이재용회장 대신 DS부문을 담당하는 전영현부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한데 대해서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위기설은 수 개월전부터 흘러나왔으나 이재용회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 때문에 삼성 노조에서는 이회장을 '바지회장'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