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을 전면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수소 인프라 부족, 높은 자본비용, 소비자 인센티브 부재 등 시장 여건이 핵심 이유로 꼽힌다.
16일(현지시간) 스텔란티스는 올해 안으로 출시 예정이던 수소 기반 상용차 '프로 원(Pro One)' 라인업의 생산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프랑스 오르댕(Hordain) 공장과 폴란드 글리비체(Gliwice) 공장에서 각각 중형 및 대형 밴 형태로 생산될 예정이었다.
장-필립 임파라토(Jean-Philippe Imparato) 스텔란티스 유럽 총괄 COO는 "유럽 내 강도 높은 CO₂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 자원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소차는 경제적 지속 가능성이 없는 틈새시장에 불과하다"며, "보다 현실적이고 경쟁력 있는 선택지인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책임 있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여름 예정이던 수소차 양산 계획은 철회됐으며, 현재의 수소연료전지 R&D 활동도 다른 전동화 프로젝트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임파라토는 "이번 결정은 생산 현장의 고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수소차 산업 전반에 미치는 시사점도 크다. 스텔란티스는 수소연료전지 합작사 '심비오(Symbio)'의 주주들과 현재 시장 여건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며, 심비오의 지속성과 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한 최선의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수소차는 최근 몇 년간 친환경 미래차의 유력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았으나, 인프라 구축 지연과 비용 부담으로 인해 실질적인 시장 확대는 제한적이었다. 이번 스텔란티스의 전면 철수 결정은 완성차 업계가 수소차보다 배터리 기반 전기차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한편, 스텔란티스는 향후 유럽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상용차 라인업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