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26년형 싼타페 가솔린 모델부터 기존의 8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DCT)를 전면 배제하고, 8단 토크컨버터 방식 자동변속기로 대체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앞서 미국 시장에서 2024년형 싼타페 2.5L 가솔린 터보 모델에 적용된 DCT가 1만 2,000대 이상 리콜 대상에 포함되며 심각한 신뢰성 이슈에 직면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해당 변속기에서는 일반 주행 조건에서도 기어 손상, 오일 누유, 작동 불능 등의 결함이 다수 보고됐으며, 단순 수리가 아닌 변속기 유닛 전체 교체가 요구됐다.
결함이 확인된 차량의 수는 리콜 대상 차량과 거의 일치해 사실상 리콜률 100%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에 따라 현대차는 기존 변속기 체계를 완전히 포기하는 선택을 내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26년형 싼타페 가솔린에는 새로운 8단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가 탑재될 예정"이라며, "내구성과 주행 질감, 글로벌 시장 적합성을 고려한 전략적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변속기 전환은 가솔린 모델에만 해당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기존과 동일한 6단 자동변속기를 유지하며, 2026년형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일부 트림과 실내 옵션 개선 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해당 변속기에 대해 구조적 결함이나 신뢰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 쏘렌토는 이야기가 다르다. 2026년형 쏘렌토 역시 문제의 8단 DCT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매체 카앤드라이버는 2022년형 쏘렌토 SX 장기 시승차에서 두 차례의 오일 누유와 작동 이상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결국 리퍼비시드(재생) 변속기로 교체되는 사례가 있었다. 이 차량 역시 싼타페와 동일한 DCT를 탑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기아차 역시 중장기적으로 변속기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싼타페가 변속기를 교체하는 상황에서, 기아가 변화를 외면할 경우 소비자 신뢰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