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Volvo)의 중형 SUV XC60이 누적 판매 270만 대를 돌파하며,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등극했다. 이는 1974년부터 1993년까지 2,685,171대가 생산된 전설적인 볼보 240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2008년 처음 출시된 XC60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프리미엄 품질,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전성으로 글로벌 고객의 꾸준한 선택을 받아왔다. 초반에는 유럽에서만 생산되었으나, 이후 중국 청두 공장에서도 생산되며 글로벌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특히 2018년에는 ‘월드 카 오브 더 이어(World Car of the Year)’로 선정되며 그 위상을 공고히 했다.
과거 볼보 240 왜건이 전 세계 가족용 차량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것처럼, XC60은 SUV가 대세가 된 오늘날 그 역할을 이어받았다. 과거 240을 타고 자란 세대가 이제는 XC60을 선택하며, 볼보 패밀리카의 계보는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
볼보 글로벌 상품 총괄 수잔 헤글룬드는 “1980년대 스웨덴에서 자라며 240은 집집마다 있는 가족차였다”며 “지금은 그 자리를 XC60이 이어받았고, 역대 최다 판매 모델이라는 타이틀이 그 성공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2026년형 XC60은 외관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다듬고, 보다 직관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선된 승차감, 강화된 사용자 경험으로 새롭게 돌아왔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트림은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PHEV로 자리 잡았으며, 전 세계 시장에서도 약 48%의 주행 거리가 전기 모드로 이뤄진다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볼보의 전기차 전환 전략에서 XC60이 핵심적인 다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직 완전한 전기차로의 전환이 어려운 소비자에게 XC60은 전기 주행의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내연기관의 안정감을 함께 갖춘 실용적인 대안이 된다.
볼보 240은 1970년대 초, 전·후방 크럼플존과 강력한 캐빈 구조 등 획기적인 안전 기술을 도입하며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78년에는 세계 최초로 아동용 부스터 쿠션을 도입하며 ‘가족의 차’로서의 명성을 다졌다.

XC60 역시 볼보의 안전 유산을 계승해왔다. 2008년 도입된 City Safety는 세계 최초의 저속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으로, 오늘날 많은 차량의 표준이 된 기술이다. 2017년에는 또 하나의 세계 최초 기술인 Oncoming Lane Mitigation을 도입, 운전자가 반대 차선으로 이탈 시 차량이 스스로 차선을 복귀시키는 기능을 선보였다.
현재 XC60은 스웨덴 토슬란다(Torslanda)와 중국 청두에서 생산되며,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