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이후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가격 인상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미국 시장의 자동차 평균 판매 가격은 5만16달러(약 6,791만원)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다시 5만 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제조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인상한 결과로 해석된다.
일본 스바루는 올해 5월까지 전 라인업의 가격을 평균 4.2% 인상했으며, 볼보자동차는 전기 SUV ‘EX90’의 2026년형 모델부터 약 4%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대부분의 2026년형 모델에 대해 각각 1.9%, 5%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이와 동시에 제조사들이 딜러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감소하는 추세다. JD파워에 따르면, 5월 차량 한 대당 평균 인센티브는 2,563달러(약 348만원)로, 전월 대비 200달러(약 27만원), 전년 동월 대비 143달러(약 19만원) 줄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 전에 차량을 구매하려는 심리를 활용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관세 부담을 완성차 업체들이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조만간 본격적인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달 중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인상은 수요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이런 압박을 피할 수 없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세 무뇨스는 지난달 “6월 2일까지는 가격 인상이 없다”고 밝힌 바 있으나, 시한이 지나면서 가격 동결 유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기아의 향후 가격 정책은 관세 여파에 따른 시장 반응, 경쟁 업체들의 움직임, 수요 변화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향후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사이에서의 전략적 균형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