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각) 미국 S&P 글로벌 모빌리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5년 1분기 미국 내에서 약 7,100대의 사이버트럭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연간 기준으로도 판매량은 4만 대를 넘지 못해, 머스크가 초기 발표에서 제시했던 연간 25만 대 목표의 16% 수준에 머물렀다.
테슬라는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기존 모델보다 약 1만 달러 저렴한 롱레인지 싱글모터(Long Range RWD)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 외에도 무이자 할부, 무상 업그레이드 등 구매자 유인을 위한 다양한 혜택도 함께 제공 중이다.
사이버트럭은 지난 2019년 프로토타입 공개 당시, 500마일(약 805km) 이상의 주행거리, 1만 4000파운드의 견인력, 그리고 4만 달러 내외의 가격대를 약속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23년 말부터 시작된 실제 인도 물량은 기대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초기 출고 모델의 가격은 약 10만 달러에 달했으며, 주행거리도 318마일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괴리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직 테슬라 직원을 인용해 “머스크의 초기 사양은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했고, 결국 엔지니어들이 설계를 전면 폐기하고 새로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출시 이후에는 결함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사이버트럭의 전면 유리에 금이 가거나 주황색 얼룩이 생기는 등의 사례가 SNS를 통해 퍼졌고, 테슬라는 2024년 한 해에만 총 7차례 리콜을 실시했다. 올해 3월에는 금속 패널이 차량에서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리콜 횟수는 총 8차례로 늘었다.
사이버트럭을 직접 구매한 고객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테슬라의 장기 고객인 데이비드 픽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모델 X의 팔콘 도어를 가장 큰 실수로 꼽았지만, 사이버트럭은 그보다 더한 실패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머스크 개인의 정치적 행보도 소비자 반발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조직 효율화 부서(DOGE)를 맡는 등 정치적 행보를 보여온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테슬라 전반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확산됐다. 이 여파는 사이버트럭에도 고스란히 미쳤다.
WSJ는 “머스크의 정치적 성향은 사이버트럭의 이미지를 악화시켰다”며, “일부 오너들은 차량에 낙서 피해를 입거나 도로에서 손가락 욕설을 받는 등의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기술적 결함과 반복된 리콜, 여기에 머스크 본인의 정치적 활동이 소비자 반발로 이어지면서 사이버트럭은 ‘혁신의 아이콘’이 아닌 ‘논란의 상징’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