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분야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보다 2.27% 상승한 140.83달러(약 20만2,500원)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시가 총액은 약 3조 4,490억 달러(약 4,940조 원)를 달성, 기업별 순위로 1위에 등극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분야 선두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2023년 239%, 2024년엔 171%에 달하는 성장률을 나타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5%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꾸준한 주가 성장의 배경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AI 반도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전용 칩 '블랙웰'만으로 1월에 90억 달러(약 12조 9,000억 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25년도 1분기 실적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기존에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애플은 같은 날 3.19% 하락하며 222.64달러(약 32만원)로 마감했다. 특히, 미 동부 시간으로 오전 11시 47분 전후로는 219.89달러(약 31만6,200원)까지 떨어졌는데, 애플 주가가 장중 22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해 11월 4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현재 애플의 시총은 3조 3,480억 달러(약 4,789조 4,000억 원)로, 엔비디아에 10억 달러(약 10조 4,380억 원) 가까이 뒤처져 시총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30%에 가까웠던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고전하는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11% 하락한 상태다.
이번에 이어진 주가 하락은 애플 매출에 큰 지분을 차지하던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2024년도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8.2% 줄어든 출하량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내 분기 판매 기준으로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또, 그 영향으로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는 화웨이 등 현지 업체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이에 투자사 제프리스는 중국에서 두드러진 아이폰 판매 부진을 이유로 투자 의견을 기존 ‘보유’에서 ‘매도’로 전환했고, 루프 캐피탈 역시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변경했다.
에디슨 리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애플 인텔리전스의 출시가 기대보다 늦었고, 이것이 아이폰의 슈퍼 업그레이드 사이클을 이끌 것이라는 현재 기대치는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선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0.68%), 인텔(1.30%), 마이크론(3.43%), TSMC(3.40%) 등 대다수의 반도체주가 랠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모임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2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