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의 HBM4 엔비디아 인증 통과가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6세대 HBM4 12단 제품 샘플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제공했다고 밝혔으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하이닉스의 HBM4 12단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에 탑재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9월 께 루빈 AI 가속기 샘플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2026년 초부터 TSMC의 3nm 프로세스에서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일정대로라면 엔비디아는 루빈에 탑재될 HBM4 납품업체를 늦어도 이달 중에는 확정을 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엔비디아에 보낸 HBM4 샘플이 완제품이 아닌 초기 버전으로, 테스트 통과까지 몇 단계의 보완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거의 완성 상태에서 샘플을 보내던 이전 세대인 HBM3E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23년 8월에 HBM3E 샘플을 엔비디아에 보내 인증 과정을 거쳐 2024년 3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샘플 공급부터 양산 시작까지 7개월이 걸렸다.
SK 하이닉스의 HBM3E가 언제 엔비디아 인증을 통과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HBM4는 초기 버전이기 때문에 몇 차례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어도 9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세대가 바뀐 데 따른 기술적 어려움이 커진 점도 엔비디아의 테스트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HBM4의 입출력(IO) 단자 수는 2,048개로 HBM3E의 두 배에 달한다. 또, 6세대 HBM에서는 처음으로 로직 다이(베이스 다이)를 파운드리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HBM은 여러 개의 DRAM을 수직으로 쌓고 레이어를 입출력 단자와 연결해 만들어지는데 로직 다이는 HBM에서 가장 낮은 다이가 사용, HBM의 전반적인 데이터 입출력 및 제어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HBM4는 초기 단계부터 집적화와 테스트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HBM4는 IO 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어 SK 하이닉스도 단번에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점을 위해 마이크론, 삼성전자에 앞서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보냈다. 마이크론은 지난 6월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으며, 삼성전자도 연말 공급을 목표로 HBM4 샘플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