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의 새로운 심장 ‘EXP 15’, 전기차 시대를 위한 럭셔리 디자인 쇼카
영국 크루(Crewe)의 역사적 본사에 자리한 새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벤틀리모터스가 자사의 미래를 상징하는 럭셔리 콘셉트카 ‘EXP 15’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단순한 디자인 실험이 아닌, 벤틀리가 지향하는 미래 자동차의 철학과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담은 비전 쇼카로, 전통적 그랜드 투어러의 유산을 바탕으로 전동화 시대에 맞춰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EXP 15가 공개된 공간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닌, 벤틀리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 구현될 창조의 요람이다.
1939년부터 벤틀리의 상징으로 존재해 온 ‘프론트 오브 하우스’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3층 규모의 디자인 스튜디오로 탈바꿈시켰으며, 이는 지속가능성과 역사 보존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동시에 실현된 결과다.
총 5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근무하는 이 스튜디오는 향후 벤틀리의 내외장 디자인, UX/UI, 비스포크 프로그램 뮬리너(Mulliner)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전반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EXP 15는 1930년형 벤틀리 스피드 식스 거니 너팅 스포츠맨 쿠페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콘셉트카다.

특히 프랑스의 특급열차 ‘블루 트레인’과 경주를 벌여 승리한 울프 바나토(Woolf Barnato)의 일화는 EXP 15의 존재 이유를 더욱 상징적으로 만든다.
전장 5미터가 넘는 차체에는 수직형 아이코닉 그릴, 끊김 없는 보닛 라인, 후면 ‘명예로운 방패’ 형상의 대형 트렁크 라인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벤틀리의 다섯 가지 새로운 외관 디자인 원칙에 기반해 완성됐다.
여기에 최신 조명기술, 공기역학을 고려한 액티브 에어로, 디지털 라이트 패턴 등이 더해지며, 클래식과 테크놀로지가 조화를 이룬 디자인 언어를 보여준다.
EXP 15의 인테리어는 3인승 구성과 세 개의 도어, 가상현실 기반 UX 디자인, 프라이버시 보호와 리클라이너 기능을 겸한 동승석 시트 설계 등 미래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가감 없이 펼쳐 보인다.
소재는 폭스 브라더스의 100% 양모, 자카드 실크, 티타늄 3D 프린팅 마감재, 아크릴 쿠튀르 조명 소재 등이 쓰였으며, 물리적 디테일과 디지털 기능이 융합된 ‘마법 같은 융합(Magical Fusion)’ 원칙은 대시보드 전체를 디스플레이이자 예술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EXP 15의 UX는 사용자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물리적 버튼이 드러나거나 사라지고, 디지털 요소가 감성적으로 반응하는 ‘지능형 경험’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불스아이 에어벤트, 널링 처리된 스위치 등은 그대로 유지되며, 기술과 감성이 공존하는 인테리어 완성도를 자랑한다.
벤틀리 측은 이 콘셉트카가 양산형 전기차의 직전 버전이 아닌, 디자인 언어와 브랜드의 미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비전 모델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향후 출시될 첫 순수 전기차에 EXP 15의 일부 디자인과 UX 요소가 반영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EXP 15에 적용된 전동화 파워트레인은 구체적인 스펙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순수 전기 4륜구동 시스템, 장거리 주행, 고속 충전, 공기역학적 설계 등 벤틀리식 고성능 GT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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