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렌터카 업체 중 하나인 허츠(Hertz)가 인공지능(AI) 기반 차량 손상 검사를 본격 도입하면서, 고객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허츠는 차량 반납 시 손상을 확인하기 위해 사람 대신 AI 카메라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백 달러의 수리비가 자동으로 청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허츠는 이스라엘 AI 이미지 분석 기업과 협력해 차량 반납 시 고해상도 카메라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조지아주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을 포함한 대형 거점에 설치됐으며, 올해 안에 미국 내 100개 공항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검사는 일종의 터널을 통과하며 진행되며, 차량 외부를 고해상도로 촬영한 뒤 과거 촬영본과 비교해 손상 여부를 판단한다.

검사 후 고객은 곧바로 디지털 리포트를 받게 되며, 손상이 인식될 경우 자동으로 수리비 및 처리 수수료가 청구된다.
예컨대, 한 고객은 애틀랜타에서 차량을 반납한 뒤 2.5cm짜리 휠 긁힘에 대해 총 440달러의 청구서를 받았다.
항목은 수리비 250달러, 처리비 125달러. 행정 수수료 65달러였다. 문제는 이의 제기를 위한 고객센터 접촉이 어렵고, 챗봇 외에는 실시간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허츠는 이러한 자동 청구에 대해 정확한 기준이나 요금 산정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고객들은 더욱 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허츠 측은 “AI 검사 시스템은 오히려 투명성을 높이는 수단”이라며, “사진 비교로 손상 여부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 고객 입장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객이 사전에 요금을 예측하거나 청구 내역에 반박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 소비자 권리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기술이 정확하고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고객 보호 장치 없이 자동화만 강조하면 오히려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 보호와 기술 도입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채 진행되는 렌터카 업계의 자동화는, 앞으로도 큰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