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규모 첨단 반도체 공장 '기가 팹(Giga Fab)' 건설을 검토 중이며, 미국 정부와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각) 타이베이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수개월간 미국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UAE 국부펀드 MGX 관계자들과 수차례 회동하며 UAE 진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거론되는 UAE 내 공장은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진행 중인 반도체 단지와 유사한 형태로, 반도체 생산은 물론 연구 및 패키징 설비까지 포함하는 복합시설로 계획되고 있다.
TSMC는 미국과 협력 아래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트럼프 행정부 전직 고위 관료들은 이 프로젝트가 미국 내 반도체 투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또 UAE의 지정학적 특성상 기술이 중국이나 이란 등 경쟁국에 흘러갈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
TSMC는 공식적으로 UAE 공장 추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 확장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UAE 외무부, MGX 및 위트코프 특사 측 모두 관련 논평을 거부한 상태다.
TSMC의 이번 행보는 중동에서 반도체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평가된다. 향후 미국 정부의 승인 여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며, 성사 시 UAE는 AI 및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