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은 모른다, NCAP 평가, 소비자 외면 속 실효성 '한계'

 메르세데스-벤츠 EQS 충돌 테스트 장면과 충돌테스트에 사용하는 더미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EQS 충돌 테스트 장면과 충돌테스트에 사용하는 더미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충돌 시험을 포함한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NCAP)이 국내에서 시행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실제 활용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신차 소비자 초기 반응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과반 이상인 58%는 ‘NCAP’이라는 용어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NCAP이 무엇인지 설명을 제시하자, 그 중 3분의 1가량은 “이름은 몰랐지만 평가 제도는 알고 있었다”고 응답을 바꾸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자동차 충돌 시험 등으로 구성된 평가 제도의 존재 자체는 절반 이상이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NCAP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던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14%에 불과해,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인식을 보였다. ‘표준화된 평가와 등급 책정’이라는 개념은 61%, ‘소비자 선택기준 제공과 안전한 차량 개발 유도’라는 목적은 45%의 인지율을 보였다. 반면, ‘각국에서 따로 운영되는 제도’라는 점이나 ‘정부·공공기관이 주도한다는 점’, ‘법적 의무가 아닌 자율적 평가 시스템’이라는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각각 30% 이하의 낮은 이해도를 보였다.

출처:컨슈머인사이트
출처: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의 활용도는 더욱 미흡했다. 현재 보유 차량을 구매할 당시 NCAP 평가 등급을 확인했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NCAP 제도의 존재 자체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절반 미만이 실제로 차량 구매 시 등급을 참고한 셈이다. 그러나 등급을 확인한 응답자의 75%는 “차량 선택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고, 전체 응답자의 82%는 향후 차량 구입 시 NCAP 등급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인식만 높아지면 제도의 실효성도 함께 향상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종별 차이를 보면, 수입차 구매자들이 NCAP 정보를 더 많이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차 이용자 중 NCAP 등급을 참고했다는 비율은 40%로, 국산차 이용자(24%)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NCAP 인지율도 수입차 이용자(53%)가 국산차 이용자(40%)보다 높았다.

이는 유럽과 미국 등 NCAP 정보가 자동차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지역에서 수입된 모델이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정보를 함께 노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출처:컨슈머인사이트
출처:컨슈머인사이트

실제로 국내 NCAP인 KNCAP의 평가 결과를 보면,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사들은 이를 마케팅 자료로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 인식이 낮고 차량 간 등급 차이도 크지 않아 홍보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안전성에 대한 정보가 실질적으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CAP 제도가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소비자에게는 정보 접근성과 이해를 높이기 위한 홍보와 교육이, 제조사에게는 평가 결과의 마케팅적 활용이 요구된다.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 NCAP의 본래 목적—안전한 차량 개발과 소비자 선택 기준 제공—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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