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르쉐, 전기차 돈 안된다... 718 후속 2027년으로 또 연기

 사진 : 포르쉐 718 박스터 GTS 4.0

사진 : 포르쉐 718 박스터 GTS 4.0

포르쉐의 전기 스포츠카 전환 계획에 또 한 번 제동이 걸렸다.

올해 기존 내연기관 모델인 718 박스터와 카이맨의 단종이 예고된 가운데, 이를 대체할 전기차 출시가 오는 2027년으로 미뤄지면서 중형 스포츠카 라인업의 공백이 현실화됐다.

이번 연기의 주요 원인은 고성능 배터리 셀의 확보 난항이다. 특히 지난 2024년 말 파산한 스웨덴의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Northvolt)의 여파가 결정적이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아우토모빌보헤(Automobilwoche)와의 인터뷰에서 “전기 718 개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확보”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중반부터 사이버 보안 규제에 부딪혀 718 시리즈의 판매가 중단됐으며,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는 2025년 말까지 판매가 지속되지만, 이내 단종될 예정이다. 전기차 모델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계획했던 포르쉐로서는 이 시점에 맞춰 차량을 공급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포르쉐는 자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지난 2021년 ‘셀포스 그룹(Cellforce Group)’을 설립하고 독일 튀빙겐 인근에 공장을 세웠지만, 아시아 업체들과의 경쟁, 외부 투자 유치 실패 등으로 가동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포르쉐는 배터리 공급 다변화를 위해 지난 3월 독일 배터리 제조사 바르타(Varta)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 지분을 인수했지만, 이 또한 단기적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 718뿐 아니라 대형 3열 전기 SUV ‘K1’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 모델은 당초 오는 2027년 출시 예정이었지만, 현 상황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르쉐가 전동화 계획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수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독일 자동차 시장 전문 애널리스트 파비오 횔셔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포르쉐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현재의 연쇄적 차질을 초래했다”며, “중국 시장 부진과 미국 수출 불확실성, BEV 확산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포르쉐는 2025년까지 BEV 및 PHEV 비중을 50%, 2030년에는 BEV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최근 이를 하향 조정하고 내연기관 모델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 718과 K1도 내연기관 호환 설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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