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가 7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미국 내 자사 플랫폼에서 제공하던 제3자의 팩트체킹 기능을 폐지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저커버그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사 플랫폼에 올라온 콘텐츠를 점검하는 팩트체커들이 정치적으로 너무 편향됐다"며, “우리는 우리의 근본으로 돌아가 실수를 줄이고, 우리의 정책을 단순화하고, 우리의 플랫폼에서 표현의 자유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입장 발표는 SNS 플랫폼들의 검열이 우파 진영에 불리하게 치우쳐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각국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페이스북 등 SNS에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들이 아무런 거름망 없이 쏟아져 나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커버그는 팩트체킹 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콘텐츠에 대해 의견을 달도록 하는 '커뮤니티 노트'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허위 정보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발레리 위르츠셰프터는 타임지에 "적절한 준비 없이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며, "메타 측은 팩트체킹 기능이 있는 지금도 이미 악성 콘텐츠를 걸러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필리핀의 언론인 마리아 레사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사실(팩트)이 사라진 세상'을 만들 것"이라며, "이는 독재자에 적합한 세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것이라는 저커버그의 주장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수익에 의해 행동하는 자만이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그리고 권력과 돈을 원할 경우에만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팩트체커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저커버그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론인들은 기준과 윤리를 설정했다. 페이스북이 하려고 하는 것은 이를 제거하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모든 이들을 거짓과 분노, 혐오로 감염시키는 것을 허용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SNS 플랫폼의 콘텐츠 규제가 진보적 정체성을 강요하는 편향적 검열이라고 주장해 온 일부 보수층은 표현의 자유 확대를 기대하며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