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60%가 박사 학위 소지. TSMC, “밤낮으로 일하는 박사들 수두룩”

 

 “밤낮으로 일할 수 있는 박사 학위 취득자를 찾습니다”.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 파운드리공장 가동을 앞두고 내세운 인력 채용 공고다.

박사급 인력에게 밤낮으로 일을 시키면 누가 올 사람이 있겠는가? TSMC 반도체 연구 개발 부문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하루 8시간씩 주간 근무, 반야간 근무, 야간 근무 등 3교대로 나뉘어 근무한다.

생산 라인이 아닌 연구 개발 부문을 24시간 운영하는 것은 반도체 업계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고객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TSMC 창업자 모리스 창(Morris Chan)회장의 경영철학이다.

TSMC는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과의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매번 한 발씩 앞서나가고 있다. TSMC는 2022년 삼성전자에 세계 최초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양산 타이틀을 빼앗겼다.

하지만 곧바로 안정적인 수율 확보와 고객사 유치로 파운드리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TSMC가 공개한 3nm 공정 매출 비중은 20%로, 사실상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들의 최첨단 칩 생산을 독식했다. 이부문 영업이익률은 경이적인 수치인 47.5%를 기록했다.

현재 파운드리시장 점유율은 TSMC가 62.3%로 2위 삼성전자의 11.5%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 점유율은 거의 회복 불가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TSMC 관계자는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각 분야에 흩어져 있는 고위급 인적자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이들은 단순히 업무를 맡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설명이다.

TSMC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TSMC 경영진의 60%가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모리스 창 회장은 창업 이래 줄곧 박사 학위 소지자에 초점을 맞춘 고용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현재 TSMC는 28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17명은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회장 겸 CEO인 웨이 저자(Wei Zhejia)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현재로는 전체의 3.9%에 불과해 TSMC는 박사학위 소지 인력 채용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반도체 파운드리 부문 박사급 관리자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전기공학, 물리학 분야 박사학위 소지자 중 10년 이상 경력이 있는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스카웃중인데, 이들은 제품 개발 및 생산, 고객사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체 과정을 맡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삼성은 지난 10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유럽에서 파운드리 고객사를 발굴하는 시니어 매니저급 직원을 뽑았다.

삼성의 납기를 못 맞추는 제품 개발 실력 및 낮은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험이 있는 박사급 엔지니어 수급이 시급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조직 내외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무너져 내린 미래 비전과 구심점 없는 조직력이다.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유능한 인재 유출은 갈수록 더욱 심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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