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갈등에 삼성 반사이익? HBM 장비 전쟁 격화

 SK하이닉스  이천공장

SK하이닉스  이천공장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장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8년간 핵심 장비를 공급해온 한미반도체와의 협력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한화세미텍과 420억 원 규모의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TC본더는 HBM 패키징에서 핵심 공정인 열압착 본딩을 담당하는 장비로, HBM의 품질과 수율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7년부터 한미반도체로부터 TC본더를 100% 납품받아왔고, 이를 통해 2022년 HBM3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SK하이닉스가 ASMPT, 한화세미텍 등과의 계약을 확대하면서 장비 공급망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이에 반발해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파견한 유지보수 인력을 철수시키고, 장비 가격을 28%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경쟁사와 동일한 조건으로 공급하면서 SK하이닉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공급망 다변화가 감지되자 북미 마이크론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판로 다각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의 납품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경우 삼성전자의 HBM 수율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미반도체에 있어 SK하이닉스는 여전히 핵심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한미반도체 전체 매출 중 SK하이닉스와의 거래 비중은 53.6%로 추정되며, TC본더 매출의 대부분이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한 만큼 공급 계약 중단 시 한미반도체 역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와 같이 양사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7세대 HBM4E 이후 장비 방식이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어 장비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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