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인 딥시크(DeepSeek) R1이 세계 기술 커뮤니티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AI계를 주도해 온 오픈AI의 챗GPT보다 2.5배 정확도가 높으면서 모델 훈련에 투입한 비용이 557만6천 달러(약 80억 원)로 다른 기술 대기업들이 투입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세계를 경악시켰다.
때문에 세계는 딥시크 R1 모델의 실제 영향이 AI의 기술적 수준이 아닌 AI의 경제적 수준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중국에 최첨단 반도체 칩과 칩 제조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규제를 강화,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원천 봉쇄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는 중국 연구팀에 대한 혁신 정신에 불을 지폈고, 결과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AI 기술에 치명타를 안겼다.
딥시크 R1은 챗GPT와 달리 모든 이용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로 운영된다. 낮은 개발비용과 개방성의 조합으로 AI 기술을 대중화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우수한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 미국 주도의 기술 대기업들을 넘어 설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AI 데이터 이용 기술을 개방한 반면, 미국 기업들은 이 분야에 진출하려는 경쟁자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장벽을 세우고 이를 견제, 결과적으로 매우 아이러니한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하지만 딥시크 R1이 지금까지 AI 분야를 덮고 있던 베일을 벗겨냈다는 점에 세계는 더 주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이끄는 미국 실리콘 밸리는 AI 기술을 귀중하고 독보적이며 마법같은 자신들만의 업적으로 묘사해 왔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4월, 2025년 말까지 AI가 “어떤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 것”이라며 AI 예찬론을 꺼냈다. 머스크의 이같은 주장은 기술적 가능성보다는 정치적, 경제적 필요성에 더 많이 기초하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AI 기술이 매우 중요한 도구를 제공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질병 유형을 식별하는 등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할 수 있지만, 사업적인 모델로서는 여전히 과대광고로 포장됐다는 것이다. 최근 오픈AI와 소프트뱅크 등이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포함한 정치적 영향력을 얻은 것은 바로 이러한 과대광고 때문이란 것이다.
AI 개발이 주요 기술 혁신에 의존하기보다는 더 많은 확장과 포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더 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더 큰 컴퓨팅 파워의 의존하는 것이다.
중국 딥시크 R1의 등장은 바로 이런 접근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 낮은 컴퓨팅 성능과 더 적은 투자로 뛰어난 생성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실리콘 밸리의 이런 과대포장 전략을 여지없이 깨뜨려 버렸다.
오픈AI는 딥시크 등장 이후 챗GPT를 개방형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중요한 기술을 보다 개방적이고 접근하기 쉽게 만들겠다는 것인데, 실리콘 밸리가 향후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인지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