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시설(ESS)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USA 투데이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비스타 에너지가 운영하는 캘리포니아주 '모스 랜딩(Moss Landing)' ESS에서 지난 16일 오후(현지시간) 화재가 발생, 독가스로 인해 1,500여 명의 주민이 대피하고 1번 고속도로가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화재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총 3000메가와트시(MWh) 용량의 시설 중 300메가와트(MW) 규모의 1단계 시설에서 화재가 시작됐다. 몬터레이 카운티 소방당국은 화재 직후 직원과 소방대원이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량의 유독가스 등이 방출되며 수소불화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수소불화물 가스는 눈, 입, 목, 폐, 코 등을 자극할 수 있으며, 과도한 노출은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모스 랜딩 ESS는 지난해 8월 3단계 확장을 완료해 총 750메가와트(MW)/3000메가와트시(MWh) 규모로, 현재 캘리포니아주 컨 카운티의 에드워즈&샌본 태양광 저장 프로젝트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해당 시설은 퍼시픽 가스 앤드 일렉트릭(PG&E)과 15년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
특히, 이번 화재는 모스 랜딩 ESS에서 발생한 3번째 사고다. 이 시설은 앞서 2021년 9월과 2022년 2월에도 각각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화재의 경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오류에 따른 열 억제 시스템 작동이 원인이었으며, 2022년 2월에는 화재진압 시스템의 불량 커플링에서 물이 새면서 배터리가 단락돼 연기가 발생했다.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일라이자 호치키스 소장은 "화재로 손상된 배터리에서 유독성·가연성 가스가 방출될 수 있으며, 리튬, 코발트, 니켈과 같은 중금속이 환경으로 유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돈 애디스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민주당·모로베이)은 "이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설의 안전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모스 랜딩에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난 이유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미 파네타 연방 하원의원은 "청정 에너지 시설은 안전하게 운영되고 주변 지역 사회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이 배터리 시설이 투명성을 유지하고 당국과 협력해 이 비상 상황을 신속하게 해결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화석 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해 ESS와 전기차 시장의 주력 기술로 자리잡았지만, 열폭주로 인한 화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배터리가 손상되거나 과열될 경우 심각한 화재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비스타 에너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화재가 진압되는 대로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