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33.3% 지급' 재산분할 비율 다툴 듯, 현금 마련 시간도 벌어

9440억원을 재산 분할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재상고를 결정했다.
최 회장 측은 SK 경영 안정성 유지와 주식 시장 충격 최소화를 위해 현금과 함께 일부 주식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소영 관장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 재산 분할로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14일 오후 재상고 마감 임박 시각에 서울고등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최종 판결 확정이 미뤄지면서 최 회장은 약 1조 원에 달하는 재산 분할금을 마련할 시간을 벌게 됐다.
SK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최태원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당초 재상고를 하지 않고 현금과 주식 일부로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 지급을 노소영 관장측에 제안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몇 주 사이 944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워 결국 재상고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지난달 24일 나왔기 때문에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확정 다음 날부터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며 지급이 늦어질 경우 연 5%의 지연이자가 붙어 하루 약 1억3천만원, 연간 약 472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켜 두 사람의 재산 기여도를 최 회장 66.6%, 노 관장 33.3%로 판단한 결과다. 재산 가액 산정 시점을 주가 급등 전인 2024년 항소심 변론 종결 당시로 정하긴 했으나, 재산분할 비율을 35%에서 33.3%로 소폭만 낮춰 1조원에 가까운 재산분할액이 정해졌다.
대법 재상고심에서는 두 사람의 재산 기여도 등 재산 분할 비율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최대 25% 정도의 재산 분할 비율로 결정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대법원 판단을 통해 비자금 300억원 등이 노 관장의 재산 기여 요소에서 제외됐기 때문인데, 파기환송심에서는 이혼 확정 후 주식 가치 상승분을 분할 비율에 참작하면서 결과적으로 분할 비율이 거의 줄지 않았다.
최 회장 측이 재상고를 결정한 이유도 이 같은 재산분할 비율의 적정성을 다시 다퉈볼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여진다.
변동성이 큰 주가를 분할 비율에 반영한 것이 적정한 지 여부에 대해 다시 판단해 달라는 것으로,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 당시 80만원대인 SK㈜ 주식은 현재 50만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최 회장 측은 또, SK그룹의 경영 안정성 및 주식 시장에 미칠 충격 등을 고려해 재상고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조원에 달하는 재산분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SK 주식을 매각할 경우, 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간 내 대규모 물량 매도 시, 주식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재상고심에서는 두 사람의 재산 기여도 비율인 최 회장 66.6%, 노 관장 33.3%가 노관장에게 더 유리한 비율로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전업주부로 양육·가사를 전담한 사실만으로 재산 40~50%를 분할받아야 한다고 주장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AI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 실적과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글로벌시장에서의 SK그룹에 대한 주목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그룹 총수의 법적 불확실성을 빨리 털어내고 경영에 집중하는 편이 그룹 차원에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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