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포기한 저가 반도체 칩 ‘LPDDR4’. 중국 CXMT·기가디바이스가 싹쓸이

 삼성전자, 퀄컴 차량용 솔루션에 LPDDR4X 공급

삼성전자가 저가형 모바일 메모리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철수하면서 해당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결과, 중저가 메모리 분야에서는 새로운 공급 질서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구형 모바일 메모리 규격인 LPDDR4와 LPDDR4X 생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차세대 제품인 LP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공급 공백은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빠르게 메우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DRAM 제조업체인 CXMT(창신메모리)와 반도체 설계·유통 기업 기가디바이스(GigaDevice)는 약 8억2,500만 달러 규모의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LPDDR4 등 기존 메모리 제품 생산과 공급 확대에 나섰다. 

이번 계약은 기존 구매 물량 대비 약 6배 수준으로 알려지며, 중저가 메모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반도체기업 CXMT의 4세대 HBM3 양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반도체기업 CXMT의 4세대 HBM3 양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협력 구조는 역할 분담 형태로 진행된다. CXMT가 메모리 제조를 담당하고, 기가디바이스는 제품 개발과 글로벌 유통을 맡아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자동차 전장,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여전히 LPDDR4 기반 부품을 사용하는 다양한 산업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LPDDR4 시장은 기술적으로는 구형 제품에 해당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중저가 스마트폰과 산업용 장비 분야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최신 규격으로 전환하려면 단순한 부품 교체를 넘어 시스템 설계 변경이 필요해 제조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성은 중국 업체들이 시장 진입 기회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단순한 제품 공급 확대를 넘어 장기적인 고객 기반 확보 전략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칩셋 업체나 완성품 제조사와의 거래 관계를 구축하면 향후 차세대 메모리 시장 진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일부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완화되는 흐름 속에서 중국 기업들의 해외 고객 확대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 점도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중저가 메모리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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