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 사고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경영진에 대한 중대재해처벌이 적용될 지가 주목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경기 안성시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와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부는 공사 시행 과정에서의 안전 등 구체적인 조치 의무 이행 여부와 중대재해법상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관리와 확보 의무를 지켰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표와 최고안전책임자(CSO)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될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아 재무담당 부사장을 지낸 주우정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주대표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재무 담당 핵심 인물로,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건설부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기아 중국법인 CFO를 맡고 있던 박희동 전무가 재경본부장으로 함께 발령이 났다. 전문지식을 갖춘 경영인이 맡아야 할 건설 부문을 재경 출신자들이 모두 차지한 것이다.
경영진이 엔지니어 등 실무형이냐 재무 출신이냐에 따라 회사 분위기는 완전히 바뀐다. 재무출신은 신사업 개발이나 안전보다는 비용절감이나 수익성 등 재정에 치중하기 때문에 높은 난이도와 안전을 요하는 건설업종에서는 취약할 수 있다.
주 대표는 지난해 11월 취임 직 후 현장 계약직을 중심으로 연장 계약을 하지 않는 등 인력감축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건설부문 계열기업으로, 현대건설이 지분의 38.62%를, 정의선 회장이 11.72%로 제 1.2주주다. 이 외에 현대글로비스가 11.67%, 기아 9.35%, 현대모비스 9.35%,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4.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우정 대표는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회계 결산에서 '빅배스(대규모 손실 대응)'를 실시했다. 빅배스란 잠재적인 부실의 회계처리를 뜻하는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에 1조2,40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최고경영자의 역량이나 전문성보다는 지배구조를 목적으로 한 경영진 인사가 이번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